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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집에 텔레비젼이 없다. 그 텔레비젼을 없앤지가 한 3개월 되나 보다. 뭐 대단한 삶의 철학이 있어서 텔레비젼을 없앤거는 아니고 그냥 좀 조용한 저녁을 보내고 싶고, 여기저기 쏟아지는 그 케이블을 어찌 할 수가 없어서 결국 그렇게 없애버렸다. 원래 우리집은 텔레비젼이 없었다. 91년 결혼해서 2002년 월드컵을 하는 그해까지 텔레비젼 없이 살다가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 무슨 시상으로 텔레비젼을 받아왔었다. 그렇게 생긴 텔레비젼을 버릴 수도 없고, 마침 그 해에 월드컵도 하니 그냥 두고 보자는 맘으로 그렇게 저녁 시간 우리들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가 결국 올해 2008년에 없어졌으니 오래도 버티고 잇었다.
 
주변 사람들은 텔레비젼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사냐와 답답하지 않냐고 물어보곤 하지만 뭐 사는데 아무 지장없고 아무런 불편함도 답답함도 없다. 오히려 조용해진 일상이 좋기만 하다. 중학생 아이가 사는 집이 뭐 그닥 시끄러웠냐고 반문 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말하는 조용함이란 그런 일상의 소리가 아니라 그렇게 나를 내려 놓고, 좀 더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에서 오는 조용함을 이야기한다.
 
 저녁상을 물리고 혹은 저녁을 준비하는 동안 아니 집안에 사람이 들어오면 으례히 텔레비젼은 돌아가고 있었다. 그것을 사람이 지켜보고 시청을 하든 그렇지 않든 텔레비젼은 항상 사람이 집에 있음을 알려주는 무슨 신호등 역할을 했음이 사실이다. 그렇게 혼자서 웅성거리며 텔레비젼은 돌아가고 있었다. 그게 없으니 얼마나 조용한가?  나 역시 드라마는 그리 즐겨 보지 않았지만 9시 뉴스는 거의 꼬박꼬박 보면서 사회 현상 돌아가는데 소리를 악악 지르며 흥분 하기도 했고 모든 일상에 촉수를 세우고 살았다. 이 얼마나 피곤한 일이었는지 이제사 느낀다.
 
특히 무슨 큰 사고나 사건이 있으면 나는 전 채널을 돌려가며 이 방송은 여기다 힘을 실었구나, 저 방송은 또 저렇게도 해석하구나 하면서 그렇게 즐겼다. 이제 그런 일상이 없으니 조용하다. 그저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인터넷이나 지면을 통해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 되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모든 촉수를 다 세우고 살지 않아도 되니 자연 나를 돌아다 보게 되는 셈이다. 아무튼 나는 텔레비젼 없애기 운동이 있으면 그 홍보대사라도 자처 할 터이다. 누가 나를 홍보대사로 써 줄까마는.
 
텔레비젼이 없어지니 아이은 자연 저녁 시간이 여유로와졌다. 그 시간에 컴퓨터 게임 하면 말장 도루묵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의 교육문제 때문에 단순히 텔레비젼을 없앤것이 아니고 그 텔레비젼 보는 시간에 우리 자신 그러니까 자신에게 투자 해 보자는 마음으로 없앴다. 그 시간에 컴퓨터로 할 일이 있으면 하는 것이고,그 시간에 책을 봐야 하면 보는 것이고...아무튼 우리 가족은 요즘 자유로운 저녁 시간을 즐기고 있다.
 
MBC노조의 파업 지지 글을 쓸려고 여기 들어왔는데 결국 텔레비젼 없음에 대한 예찬 글이 만들어져 버렸다. 하, 그러나 내가 텔레비젼이 없다 하더라도 나는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 텔레비젼이 없음은 우리집 문제이고 전국민의 문제는 아니다로 본다면.
 
나는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 적어도 MBC가 방송 언론의 마지막 보루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 지지 관련 글은 내일 26일을 지켜보며 다시 쓰겠다. 수 해 전, 손석희 아나운서가 노란색 리본을 달고 나와 파업을 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나는 아닌 걸 아니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방송 언론을 보고 싶다. 그래서  MBC 노조의 파업이 성공하길 바란다. 그 성공은 아마도 우리들 여론에 달려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조중동의 내일 아침 헤드라인이 궁금하다. 아마도 공영 방송에서 시청자를 우롱한다는 글이 대서특필 되겠지. 그 대서특필 안에서 우리들 시민들의 반응은? 다시 우리 시민들이 힘을 실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선동이 아니라 적어도 방송언론에서 하나는 남겨 두어야 하지 않을까? 권력의 힘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그 자유에의 용기를 우리가 만들어주어야 할 것 같다. 나는 텔레비젼이 없지만 그래도 MBC가 버티어주길 진정으로 바라면서 내일 아니 오늘을 연다.
 
2008.12.26
자정 넘어서 대전 나우리 


 이 글은 지금 한겨레 한토마에 걸려있다..추천이 제법 많군....결국 나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society:001016&uid=59407    - 한토마 바로가기 
그래서 나는 mbc 파업을 지지하면서 대문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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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우리입니다.